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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공원에는 ‘난지 테마관광 숲길’을 조성해 ‘시인의 거리’도 꾸며 놓았다. ⓒ이선미
처음 만나는 월드컵공원 꽃무릇
꽃을 찾아 나섰다. 반가운 소식이 있는 월드컵공원으로 향했다. 난지1문 쪽에서 시작되는 메타세쿼이아 길을 따라 꽃무릇이 붉게 피어나고 있었다. 이 길은 지난 8월 '난지 테마관광 숲길'로 개방됐는데, 1㎞ 정도의 길에 시 50편을 전시해 '시인의 거리'라는 이름도 붙였다.
‘난지 테마관광 숲길’에는 가을에 피는 꽃무릇과 상사화 말고도 수선화와 작약, 수국과 맥문동 등 11종류의 초화류를 식재했다고 한다. 사시사철 형형색색 꽃을 볼 수 있는 길인 셈이다.
‘난지 테마관광 숲길’에는 가을에 피는 꽃무릇과 상사화 말고도 수선화와 작약, 수국과 맥문동 등 11종류의 초화류를 식재했다고 한다. 사시사철 형형색색 꽃을 볼 수 있는 길인 셈이다.
메타세쿼이아 초록 숲 사이로 목수국과 꽃무릇이 피었다. ⓒ이선미
오래된 메타세쿼이아와 붉게 피어난 꽃무릇이 어우러지고 있는 길이다. ⓒ이선미
평소에도 산책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 길에 더 많은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나무 사이로 난 길을 함께 걷거나 뛰었다. 곳곳에 놓인 시화를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곳곳에 포토존도 널찍하게 만들어 놓았다. ⓒ이선미
한 시민이 꽃무릇 핀 풍경을 사진 찍고 있다. ⓒ이선미
아래쪽으로 또 다른 산책로도 나 있었다. 지도를 보니 이 길은 ‘소곤소곤길’이라고 이름 붙인 모양이다. 무성한 풀을 정비해 초록 길을 만들었는데 풀냄새 속을 걷는 기분이 건강해지는 것 같았다. 맨발로 걸어도 안전한 야자매트를 깔아서 신발을 벗고 걷는 시민들도 보였다. 하지만 이 길을 걷다가 뱀도 보았으니 조심하자. 아주 가늘고 긴 뱀이 풀 속으로 숨어들었다. 이 길을 걸을 때는 발소리를 쿵쿵 내며 걷는 것도 좋겠다.
한강 쪽으로 만든 ‘소곤소곤길’에는 걷기 좋게 야자매트를 깔았다. ⓒ이선미
곳곳에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해 소풍 온 듯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다. 그네에 앉아 한가하게 여유를 즐기기도 했다. 분주한 일상을 잠시 벗어나 느슨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길이었다.
‘소곤소곤길’ 곳곳에 휴게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이선미
꽃무릇을 식재한 꽃밭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울타리를 둘러놓았다. 예쁜 꽃, 좋은 풍경을 오래 보고 즐기려면 모두가 아끼고 지켜야 한다.
꽃을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를 둘러 놓았다. ⓒ이선미
꽃무릇 소식도 새롭지만 월드컵공원에는 지난 여름 난지비치도 조성해 관심을 끌었다. 공원 안의 모래사장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좋은 놀이터였다. 여름이 지나 파라솔과 벤치는 철수했지만 이런 멋진 시도는 더 이어지면 좋겠다.
월드컵공원에 조성된 난지비치는 여름 내내 꽤 핫한 공간이었다. ⓒ이선미
월드컵공원에 조성된 난지비치는 여름 내내 핫한 공간이었다. ⓒ이선미
안산에도 꽃무릇
서대문 안산의 꽃무릇을 보려면 산을 조금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데크길이 완만하게 만들어져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오히려 조금 힘든 건 휑뎅그렁한 꽃자리를 만나는 일이었다. 기억 속에 있던 꽃들이 자취가 없었다. 꽃무릇을 찍고 있는데 한 시민이 혼잣말을 하며 지나갔다. “어, 여기도 꽃이 많이 피었었는데…. 꽃무릇이 작년보다 못하네?”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아쉬웠다.
오히려 조금 힘든 건 휑뎅그렁한 꽃자리를 만나는 일이었다. 기억 속에 있던 꽃들이 자취가 없었다. 꽃무릇을 찍고 있는데 한 시민이 혼잣말을 하며 지나갔다. “어, 여기도 꽃이 많이 피었었는데…. 꽃무릇이 작년보다 못하네?”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아쉬웠다.
지난해 가득 피었던 꽃길이 올해는 꽃 상태가 조금 아쉬웠다. ⓒ이선미
그래도 자락길을 따라 올라갔다. 물봉선이랑 어울려 피던 곳에도 꽃무릇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다만 여뀌와 물봉선들은 옛 모습 그대로 피었다. 누리장나무 열매도 잘 영글고 있었다. 산에서 피던 꽃과 나무들은 따로 공들여 관리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피었다 진다. 열매를 맺고 씨를 퍼뜨린다. 반면에 일부러 식재한 경우는 당연히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꽃무릇과 어우러져 물봉선이 피었다. ⓒ이선미
안산자락길을 걷는 참에 지난 8월 개장한 '안산 황톳길'을 찾아갔다. 신발을 벗어들고 맨발로 황톳길을 걸었다. 길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즐거운 음악까지 흘러나와 발걸음이 더 가벼웠다.
안산 황톳길에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이선미
황토족탕에도 시민들이 많았다. 묵직한 황토에 들어서서 균형을 잡고 발을 넣었다 올렸다 하다 보니 발이 좀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황토족탕도 시민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다. ⓒ이선미
그리 길지 않은 길이어서 대부분은 몇 번씩 왕복한다. 주변에 사는 주민들도 많지만 주말이라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시민들도 많았다. 황톳길 끝에 세족장이 있어서 개운하게 씻고 신발을 신었다. 맨발로 걷는 일이 무척 좋았다. 꼭 황톳길이 아니더라도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길이 많아지면 좋겠다.
황톳길 양 끝에 세족장이 있어서 황토를 잘 씻어냈다. ⓒ이선미
길상사에서는 마음도 돌아보기
꽃무릇이 피었다는 소식을 못 들었는데 어느새 지는 꽃들도 있었다. 지는 꽃도 있고 아직 피지 않은 꽃들도 있으니 조금 더 오랫동안 꽃은 볼 수 있을 것 같다. 진영각 앞 꽃밭에 꽃무릇이 풍성했는데 예전보다는 못한 것 같았다. 여뀌가 기세 좋게 자라서 꽃무릇 반 여뀌 반이었다.
일주문 뒤편으로 꽃무릇이 그림처럼 피었다. ⓒ이선미
여뀌와 꽃무릇 ⓒ이선미
한적한 시간, 길상사 여기저기를 걸었다. 피고 지는 꽃들에 피고 지는 인생도 겹쳤다. 곳곳에 붙여 놓은 법정스님의 말씀이 마음에 닿았다. 조금은 빈 마음으로, 가볍게 돌아가야 할 것 같았다.
고요히 피어 있는 꽃무릇 ⓒ이선미
길상사에서는 오래전부터 우리꽃을 심어왔다. 계절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꽃들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곳인데 이번에도 보기 힘든 투구꽃과 과남풀 등이 피어 반가웠다.
길상사에서는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꽃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 ⓒ이선미
지난해 보았던 꽃을 같은 곳에서 다시 보게 되면 참 좋다. 그렇지 못한 경우들도 있기 때문이다. 매년 화사한 일년생 꽃으로 단장하는 것도 좋지만 오랫동안 피고 지는 꽃들을 서울의 곳곳에서 만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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