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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

문학의 향기 품은 한옥, 수연산방에서 심우장까지!

by 준~ 2022.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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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향기 품은 한옥, 수연산방에서 심우장까지!

서울시대표소통포털 - 내 손안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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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활동하기 딱 좋은 가을이 시작됐다. 걷기 좋은 요즘, 성북구를 거닐며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옥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특히 역사와 문화적 의미까지 담고 있는 곳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성북구의 대표적인 한옥촌은 여러 채의 한옥들이 한 곳에 모여있는 한옥 마을과는 좀 다른 매력이 있는 장소다. 한옥 한 채마다 갖고 있는 문화·역사적 배경을 되새기며 걷다 보면 어느새 옛 문인들의 작품이 절로 떠오르게 된다.

가장 먼저 들린 곳은 단편 소설의 선구자라 불리는 상허 이태준의 가옥이다. 이곳은 그의 당호 '수연산방(壽硯山房)'의 의미처럼 일제강점기 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곳이다. 김기림, 정지용, 이상, 김유정 등 문인들은 이곳에서 시와 문학과 삶을 논하며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얼핏 전통 한옥 같이 보이지만, 사랑채와 안채를 한 건물에 배치한 1900년대 개량 한옥이다. 특히 앞뜰 풍경을 액자 속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는 누마루가 일품이다. 지금은 '수연산방'이라는 한옥 찻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태준 가옥에서 길을 하나 건너면 고즈넉한 분위기의 또 다른 가옥 한 채를 볼 수 있다. 바로 서울민속자료 10호로 1900년대 조선 후기 상인 이종석이 지은 별장이다. 가옥의 구조를 통해 당시 규모가 큰 상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이곳 역시 '수연산방'과 함께 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장소로, 특히 한국 전통의 멋이 물씬 풍기는 가옥 주변 경관들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이종석 별장 구경까지 마쳤다면, 이제 인근에 위치한 만해 한용운 시인의 '심우장'에 들려볼 차례다. 심우장은 1984년 서울시 기념물 제7호로 지정되었다가, 2019년 4월 8일 대한민국 사적 제550호 승격된 곳이다. <님의 침묵>으로 유명한 한용운 시인이 3.1운동 옥고를 치르고 거처가 없을 때, 주위의 도움으로 마련된 집으로 시인의 독립을 염원했던 투쟁 정신이 그대로 깃든 곳이다.

나라 잃은 백성으로 따뜻한 방에서 잘 수 없고, 침략자의 본부인 조선 총독부가 보기 싫다고, 남향 건축 구조를 무시하고 '북향집‘을 고집했던 한용운 시인은 이곳에서 ’여름이면 덥고, 겨울이면 유난히 추웠던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문화예술적 역사를 품고 있는 한옥 가옥들을 둘러보고 나니, 성북동 한옥촌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걷기 좋은 9월, 성북동으로 나홀로 한옥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잠시 쉬어가는 '쉼표' 같은 시간이 될 것 같다.
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이태준 가옥 전경 ⓒ박우영
소설가 이태준 선생이 월북하기 전까지 살았던 고택의 입구 ⓒ박우영
'문인이 모이는 산속의 작은 집'이라는 의미의 수연산방(壽硯山房)은 현재 한옥찻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박우영
입구에 들어서니, 이태준 선생이 다양한 문학 작품을 집필한 곳임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석이 보인다. ⓒ박우영
'수연산방'은 전통 한옥 구조와는 다르게 중앙 대청을 중심으로 하여 왼쪽에 건넌방, 오른쪽에 안방을 두어 T자형을 구성되어 있다. ⓒ박우영
건넌방과 대청(가운데), 누마루에는 당호와 누호를 뜻하는 여러 개의 편액이 걸려 있다. ⓒ박우영
소박하지만 정갈한 느낌의 '수연산방' 내부 모습 ⓒ박우영
현재 찻집으로 운영되고 있는 '수연산방' 내부에 각종 다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우영
내부 곳곳에 있는 옛 생활용품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박우영
아궁이가 보존돼 있는 수연산방의 별채 공간 ⓒ박우영
별채 공간에도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박우영
마당 한 켠에 있는 작은 석상이 운치 있게 보인다. ⓒ박우영
휘어진 나무 원형 모양을 그대로 살려 만들어진 오두막 ⓒ박우영
마당 입구 쪽에는 성북구에서 '아름다운 나무'로 선정한 사철나무가 보인다. ⓒ박우영
작은 규모이지만, 옛 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만큼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수연산방' ⓒ박우영
'수연산방'에서 나와 2분 거리에 위치한 '이종석 별장'을 찾았다. '이종석 별장'은 '덕수교회' 안쪽에 위치해 있다. ⓒ박우영
서울민속자료 제10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종석 별장' 일각문 모습 ⓒ박우영
일각문 안으로 들어서면 한옥의 아름다운 정취가 느껴지는 본채가 보인다. ⓒ박우영
반대 쪽에는 'ㄱ'형으로 만들어진 행랑채가 보인다. ⓒ박우영
본채 끝쪽으로 조선시대 양반 가옥에서만 볼 수 있던 '누마루'가 보인다. ⓒ박우영
마당 한켠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장독대 풍경이 정겨워 보인다. ⓒ박우영
여름의 끝자락과 가을의 초입, 지붕 너머 풍경에서 공존하는 두 계절이 느껴진다. ⓒ박우영
화재방지용 '드므' 역할을 했던 기물이 보인다. ⓒ박우영
담장을 둘러싼 각종 나무들로 더욱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박우영
본채에서 바라본 풍경. 담장 너머 '덕수교회' 건물이 보인다. ⓒ박우영
'수연산방'과는 다른 한옥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성북동 이종석 별장' ⓒ박우영
<님의 침묵>의 시인 만해 한용운 선생이 1933년부터 1944년까지 살았던 '심우장' ⓒ박우영
'심우장'으로 올라가는 골목 입구에 조성된 공간. 만해 한용운의 동상과 시비가 놓여 있다. ⓒ박우영
'심우장' 마당에는 '심우장'에 대한 안내와 함께 '사색의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박우영
'심우장' 입구쪽으로 수령 1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소나무와 만해가 심은 향나무가 보인다. ⓒ박우영
'심우장'은 온돌방, 대청, 부엌으로 구성된 매우 단출한 구조로 되어 있다. ⓒ박우영
한용운 선생의 활동과 관련된 신문 등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는 공간 ⓒ박우영
만해 한용운 선생이 서재로 사용했던 온돌방 내부 전경. 소박했던 그의 삶이 엿보이는 공간이다. ⓒ박우영
한용운 선생이 쓰던 방에는 만해의 글씨, 연구논문집, 옥중공판기록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박우영
작은 규모지만 만해 한용운의 숨결이 느껴졌던 아늑한 분위기의 '심우장'

이태준 가옥(수연산방)

○ 주소 :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26길 8 
○ 관람시간 : 평일 11:30~18:00, 주말 11:30~22:00(18:00~19:00 브레이크타임)

성북동 이종석 별장

○ 주소 : 서울 성북구 성북로131
○ 관람시간 : 화~일요일 10:00~17:0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공휴일 및 명절 연휴 후무) 

심우장

○ 주소 :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29길 24
○ 관람시간 : 09:00~18:00 
○ 입장료 : 무료

기사 작성자 프로필

시민기자 박우영

서울 곳곳에 숨어있는 다양한 소식들을 렌즈에 담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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