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레시피 연구하는 엄마 vs 퇴근 후 트랙에 오르는 직장인
식생활부터 바꿔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서울시 식생활종합지원센터 서울시민음식학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그리고 배달 앱 대신 요리법을 알려주는 ‘홈쿡’ 앱을 깔았다. 요즘은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딸 하나와 함께 장을 보고 집에서 요리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아이와 함께 직접 연어 포케도 만들고, 고구마 샐러드나 서리태콩물두유도 만들어 먹어요. 흰쌀밥 대신 잡곡밥을 먹고 있고요. 단순당과 불포화지방은 적고 단백질 등 영양소와 식이섬유는 풍부한 식단이죠. 식단을 바꾼 후 머리도 맑아지고, 피로도 사라졌어요. 아이가 맛있게 먹을뿐더러 요리하는 과정을 즐거워해서 일석이조입니다.”
탄력근무제로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는 강진석 씨는 퇴근 후에 즐기는 사이클링이 빼놓을 수 없는 일과다. 30대인 그는 올해 초 건강검진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초기 당뇨 증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운동을 시작했다. “집이 있는 신림동에서 잠실 철교까지 왕복 40km 구간을 달려요.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이 신체의 노화 속도를 늦춘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로 3개월간 사이클링을 해보니 대사 능력이 좋아진 느낌이고 오랫동안 저를 괴롭혔던 수면 장애도 사라졌어요.”
루카스와 아이작, 두 아이의 엄마인 40대 안희영 씨는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시간이면 텀블러와 운동복을 챙긴다. 아이들과 함께 곧장 인근 근린공원으로 가서 신나게 뛴다. “즐거우면 운동 효과가 배로 커진다고 들었어요. 엄마가 함께 놀아주면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더 건강하고 활력이 생기는 것 같아서 좋아요. 가능한 한 더 오래 젊고 활기찬 엄마로 살고 싶거든요!”
서울시는 시민의 올바른 식품 선택, 준비(조리), 섭취 외에 음식의 문화적 가치와 환경을 생각하는 먹거리 관련 식생활 역량을 키우고자 식생활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한다. 일상에서 식생활 능력이 향상되면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개인의 건강 증진 및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7시~8시 30분에 진행하는 온라인 실시간 강좌 ‘월간 식생활역량’뿐만 아니라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다양한 정보와 온라인 영양 상담도 제공한다.
문의 824-2622
홈페이지 seoulnutri.co.kr
강좌 안내 5월 29일: 음식, 그 너머의 ‘가치’ / 6월 26일: 다시 보는 ‘영화 속 그 음식’
‘가속 노화’를 경험하고 ‘저속 노화’에 관심 갖는 MZ세대
‘저속 노화 선생님’, ‘렌틸콩 전도사’ 등으로 불리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저속 노화를 위한 식습관 및 생활 습관으로 단순당과 정제 탄수화물, 초가공식품, 알코올, 육류 등의 섭취를 제한하고 자신의 몸을 이동 수단 삼아 많이 걷기와 충분한 수면 등을 권장한다. 사실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인다. 건강관리의 정석이다. 그런데 이 전형적이다 못해 진부하기까지 한 방식이 새삼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느리게 늙는 저속 노화에 관한 관심이 커진 이유는 최근 점점 빠르게 늙는 가속 노화로 당뇨, 암, 고혈압 등 각종 기저 질환을 앓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지난해 1월 ‘노인 건강관리 정책 방향’이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현재 3040 세대는 부모보다 더 빨리 늙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단순히 노안(老顔)이 되는 것을 넘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퇴행성 관절염 같은 만성질환이 2030 세대와 MZ세대를 위협하고 있다. 물론 선천적인 노화 요인은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식습관,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후천적인 노력으로 노화 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다. 정 교수는 여러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식습관’을 꼽으면서 “큰 인구 집단을 중심으로 연구해보면 식사가 수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건강한 식사는 건강하지 않은 식사보다 10년 정도 수명을 늘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적부터 앱, 구독 서비스까지, 저속 노화 전성시대
얼마 전부터 건강한 식사를 위한 식재료와 레시피 제공 서비스를 구독하기 시작한 20대 정아름 씨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며 구독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저속 노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에 부응해 서울시 식생활종합지원센터는 올해부터 아동 및 청소년 대상 당류 섭취 줄이기 사업, 청년층 식생활 문제 개선 사업을 중점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대상의 맞춤형 식생활 교육을 기획하고, 자치구 보건소와 협력하는 ‘찾아가는 바른 식생활 실천 프로젝트’를 5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또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월간 식생활역량(Food Literacy)’ 강좌를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7시에 센터 유튜브 채널 ‘맛동TV(@matdong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운영한다.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다. 그리고 우리 몸은 무한대로 지금의 건강 상태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노화라면 갑작스러운 추락이 아니라 완만한 하강이 될 수 있도록 ‘자기 돌봄’에 집중하는 게 어떨까.
2. 특히 2030 세대는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근골격계 건강이 그리 좋지 못한 편이다. 이동 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한다면 관절 가동 범위와 근육을 더 쓸 수 있다.
3.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긴 편이라면 되도록 스마트폰을 잡지 말고 눈을 감은 채 자신의 호흡을 느끼며 명상을 해보자.
1. ‘식사 목표’를 설정할 것
무조건적인 저탄고지가 아니라 체중이 빠지는 식단, 체성분 전환을 위한 식단, 체중 및 근육을 늘리는 식단 중 자신의 몸에 맞는 식사 목표를 설정.
2. ‘3차원 절식’으로 바꿀 것
단순당과 정제 곡물 제한하기, 식사 시간 제한하기, 내 몸에 필요한 열량 계산하기의 3차원 절식은 가속 노화를 막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데 효과적.
3. ‘마인드 식사’를 기억할 것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 환자를 위한 식단의 장점을 적용한 마인드(MIND) 식사는 노화를 지연시키고, 뇌의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예방에 효과적
4. ‘근육 테크’를 시작할 것
제대로 걷기 위한 올바른 자세와 방법, 근육 강화법을 익혀 제대로 걸을 수 있는 몸부터 만들 것
5. ‘앉는 자세’를 고칠 것
잘못된 자세는 악순환으로 만병을 얻는 계기가 되지만, 바른 자세는 근골격계를 넘어 신체 전반과 마음에까지 영향을 준다.
6. ‘코어와 둔근’에 집중할 것
노년기 삶의 질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챙겨야 하는 근육은 코어와 둔근이다.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운동으로 코어와 둔근을 젊게 지키자.
7.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자극’을 찾을 것
몸의 근력과 같은 개념으로 뇌에는 ‘인지 예비능’이 있고, 이것이 높으면 나이가 들어 뇌 기능이 떨어져도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
8. 내게 필요한 ‘수면 시간’을 찾을 것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수면 요구량은 다르다. 잠이 부족하면 운동을 해도 근육이 늘지 않고, 다이어트를 해도 식욕을 주체할 수 없다.
9. ‘명상과 호흡’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할 것
스트레스는 그 자체로 노화의 가속 인자일 뿐 아니라 가속 노화를 만드는 체내 요인과 환경 요인을 활성화한다. 전반적인 생활 속 스트레스 관리는 물론,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 명상과 호흡법을 익히도록 하자.
글 임지영 사진 정지원
출처 서울사랑 (☞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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