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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피해 여기로~ 정자 밖 폭포 구경하며 소설책 넘기는 즐거움

by 준~ 2023.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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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피해 여기로~ 정자 밖 폭포 구경하며 소설책 넘기는 즐거움

서울시대표소통포털 - 내 손안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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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여행 떠난 기분으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청운문학도서관 ©이정민
방학식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는 아이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고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들의 방학 동안 식단과 문화생활, 휴가 계획 등을 떠올리며 마음부터 바빠진다. 이번 여름방학에 아이들과 여행 떠난 기분으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장소 두 곳을 소개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한옥으로 된 청운문학도서관이 보인다. ©이정민

① 대청마루에 앉아 책 읽는 즐거움 '청운문학도서관'

“이번 정류장은 자하문고개, 윤동주문학관입니다.”

경복궁역 근처에서 탄 7022번 버스의 안내 방송을 듣고 차에서 내렸다. 첫 목적지인 청운문학도서관으로 가기 위해서는 길을 건너야 한다. 왼쪽으로 도서관 이정표와 ‘한옥과 골목길, 문화 예술이 만나는 세종마을’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보인다.
한옥으로 된 청운문학도서관. 댓돌 위에 도서관 이용자들이 벗어둔 운동화들이 정겹다. ©이정민
마을 입구에서 10분 정도 길을 따라 올라가면 왼편에 도서관과 통하는 나무 계단이 나온다. 이런 깊은 숲 안에 도서관이 있다는 게 그저 신기해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레 다가가게 된다. 손님을 반기듯 활짝 열린 문으로 들어서면, 한옥 본채 현판 ‘청운문학도서관’의 글씨마저 단정해 보기 좋다. 그리고 댓돌 위에 놓인 여러 켤레의 운동화들이 이곳의 인기를 말해주는 것 같다.
인왕산의 경사 지형과 자연경관을 고려해 설계된 청운문학도서관 외관 ©이정민
한옥 공공 도서관인 청운문학도서관은 인왕산의 경사 지형과 자연경관을 고려해 설계되었다. 콘크리트 구조로 만든 지하층을 기초로 삼아 지상층에 한옥을 지어 올려 넓은 마당을 조성한 것이 큰 특징이다. 신을 벗고 한옥 열람실 안으로 들어가니 대청마루 고유의 공간감이 편안함을 더한다.
한옥 대청마루에 앉아 독서하며 운치를 느낄 수 있는 청운문학도서관 ©이정민
지하층에서 책을 빌려와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입식과 좌식 형태로 된 세미나실과 열람실 안에서 독서가 가능하다. 이렇게 한옥 대청마루에 앉아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고 한낮의 더위마저 잊는다.
정자 밖 배롱나무 아래로 시원하게 흐르는 폭포가 절경이다. ©이정민
만약 이 도서관의 매력이 여기까지라면 조금은 아쉽지 않을까? 그래서 처음 한옥 마당에 들어섰을 때 작은 정자 너머로 들려왔던 폭포 소리를 따라갔다. 정자 밖 배롱나무 아래로 시원하게 흐르는 폭포가 그야말로 절경이다. 잠시 무념무상의 상태로 그 앞에 서서 감상을 해도 좋을 만큼 운치가 있다.
정자 안에서 바라보는 폭포는 그림처럼 아름답다. ©이정민
또한 정자 안에서 바라보는 폭포의 멋은 이전의 그것과는 다른 감흥을 준다. 더위를 피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방문객들의 모습도 정답고, 조용히 자리 잡고 앉아 책을 읽는 앳된 학생이야말로 진정 풍류를 즐길 줄 아는 것 같다. 오후 1시부터 2시까지는 폭포도 쉬는 시간이라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한옥에 둘러싸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다양한 문학도서를 갖춘 서가와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다. ©이정민
한옥 본채와 정자 사이에 지하 1층으로 가는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보인다. 한옥에 둘러싸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잠깐 동안, 비밀의 문이 열릴 것 같은 호기심이 발동한다. 지하 1층은 그리 크지 않은 규모로 일반 열람실과 다목적실, 어린이 열람실 등을 갖추고 있다.

문학도서관이라는 이름답게 외국 문학 작품을 포함, 국내 작가들의 시와 소설, 수필 위주의 다양한 문학 도서를 소장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을 위한 독서 및 창작 활동 공간으로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북 카페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의 열람실과 문 밖 대나무 숲, 선큰가든 ©이정민
열람실 안으로 들어가면 북 카페에 온 것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테이블과 의자의 유연한 배치, 거기에 책을 보면서 간단한 음료 섭취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가 되겠다. 열람실을 거쳐 문을 열고 나가면 중정처럼 꾸민 선큰가든(Sunken Garden)이 나타난다. 초록의 대나무 숲은 이 도서관만의 자랑이다. 한창 무더운 요즘, 냉방 중인 실내에 비해 바깥은 더울 수밖에 없지만 언제라도 다시 와서 조용히 사색하고 싶은 곳이다.
자녀 동반 이용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공간인 지하 1층 어린이 열람실 ©이정민
이 정도 규모의 도서관에 어린이 열람실이 따로 있다는 것은 자녀 동반 이용자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팁이다. 한편 입구에 붙은 일회용 컵 반입 금지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 다행히 대부분의 도서관 이용자들은 이러한 내용을 숙지하고 잘 지키고 있었다.

②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윤동주문학관'

청운문학도서관에서 나와 처음 올랐던 길을 따라 마을 입구로 다시 내려가 보자. 두 번째 목적지는 출발 지점 맞은편에 있는 윤동주문학관이다. 올라갈 때보다 훨씬 수월하게 또 금방 다다르게 된다. 조용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윤동주문학관 안은 단체 관람을 신청한 학생들로 북적인다.
버스 정류장과 가까워 찾기 쉬운 윤동주문학관 ©이정민
윤동주문학관 안은 단체 관람을 신청한 학생들이 많았다. ©이정민
예전부터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가 있던 자리를 개조하여 지난 2012년 윤동주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윤동주 시인이 대학 재학 시절, 종로구 누상동에서 하숙 생활을 하며 인왕산에 올라 시정을 다듬었다고 전해진다. 그 인연이 이어져 윤동주문학관이 되고, 그 안에서 시인의 발자취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제1전시실 벽면에는 윤동주 시인이 즐겨 보던 책들의 표지가 전시되고 있다. ©이정민
베테랑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학생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윤동주 시인의 시 ‘자화상’에 나오는 우물 아시죠?” “네.” 단순히 활자로만 접하는 시가 아닌, 실제 시인의 삶이 담긴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학관 로비 역할을 하는 제1전시실에 전시 중인 시인의 육필 원고와 그가 즐겨 보던 책들을 직접 마주하니 숙연해진다.
(위부터) 제2전시실 ‘열린 우물’과 윤동주의 일생과 시를 담은 영상을 보여주는 제3전시실 ©이정민
제1전시실에서 밖으로 나가면 제2전시실, 즉 가압장 물탱크의 천장을 열어 만든 ‘열린 우물’과 만난다. 다음 제3전시실인 ‘닫힌 우물’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일생과 시를 담은 영상을 보여준다.
‘시인의 언덕’에 올라 시비에 적힌 서시를 감상하고 내려가는 학생들 ©이정민
끝으로 문학관을 다 둘러본 관람객들은 건물 밖 계단으로 통하는 ‘시인의 언덕’으로 발길을 돌린다. 오래전 윤동주 시인이 산책하던 길을 따라 그 마음을 생각하며 천천히 걸었다. 앞서가는 학생들은 더운 날씨에도 지친 기색 없이 활기가 넘친다. 학기 중에는 하기 힘든 문화 체험을 통해 많이 배우고 깊게 생각하는 하루가 되었을 것 같다.

청운문학도서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36길 40
○ 교통 : 버스 1020·7022·7212번 이용 → ‘자하문 고개, 운동주 문학관역’ 하차
○ 운영시간 : 화~토요일 10:00~22:00 (동절기인 1·2월은 ~19:00), 일요일 10:00~19:00
○ 휴관 : 월요일, 1월 1일, 명절(설·추석) 연휴
 종로문화재단 누리집
○ 문의 : 070-4680-4032~3

윤동주문학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119(월요일 휴관)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18:00
○ 휴관 : 월요일, 1월 1일, 명절(설·추석) 연휴
 종로문화재단 누리집
○ 문의 : 02-2148-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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